발렌타인 파이니스트 (Ballantine's Finest)

 

발렌타인.

정말 위스키의 대명사라고도 종종 불릴 정도로 유명한 위스키입니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너무 부드러워서 싫다는 분도 계시긴 합니다만은... 

 

아무튼.

 

오늘 모처럼 주류 판매점에 들려서 저번에 한 번 먹어봐야지 했던 버번도 하나 챙기고, 레어 브리드도 하나 또 챙겨볼까? 하던 와중 눈에 뜨인 발렌타인 파이니스트.

 

발렌타인이야 12년, 21년, 23년 등등 이것저것 먹어 본 적이 있었지만, 왠지 한국에 있을 적에는 손이 안 가던 친구여서 그런가, 갑자기 그 맛이 조금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하나 챙겨와 봤습니다.

 

Ballantine's Finest

 

이름: Ballantine's - Finest
도수: 40
가격: 19.99 달러

 

특징: 발렌타인 중 최저가!

 

새로 꺼낸 잔에 새 술을

 

 

네. 늘 쓰던 그 잔...이 아닙니다.

왜 아니냐고요?

 

사실 예전에 쓰던 잔을 깨먹어서 새로 꺼낸 잔이거든요...... 아무튼.

테이스팅부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보틀을 열었을 때 역시 가격이 싼 데에는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이트와인에서 종종 맡아볼 수 있는 상큼한 과실 향. 하지만 아주 옅은. 그리고 보드카나 소주 등등에서 맡을 수 있는 아세톤의 향기가 희미하게 났습니다.

 

잔에 넣고 향을 맡아 봐도, 달달...한가? 싶은 정도의 애매한 향만 느껴지더라구요.

 

에어링이 필요한건가?

 

그런 생각과 함께 일단 잔을 넘겨 입에 머금어 보았는데, 역시 발렌타인인가, 싶을 정도로 맛이 부드럽더라구요.

저가형인 걸 감안하면 충분히 부드러운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잔향.

목구멍을 넘어가는 순간 바닐라와 오크, 그리고 스모키한 향이 폭발하듯 퍼져나옵니다.

 

발렌타인 특유의 향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그 향 맞습니다.

 

스모키가 조금 강한가? 싶을 정도로 치고 올라오긴 하는데, 그렇다고 부드러움을 또 그렇게 해치지는 않는 그런 느낌?

 

하지만, 조금 안타까운 점이라면 역시 저가형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역시 가격은 정직하다고 해야 하는 걸까요.

 

잔향이 오래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미할만큼 향이 다채로운 것도 아닙니다.

위스키에 입문하는 분들에겐 '이게 위스키 같은 거야' 라고 설명하기 괜찮겠다만, 어느 정도 위스키를 즐기신 분들이라면 '음... 이건 좀.' 하고 고개를 저을 듯한 맛입니다.

 

그래서 발렌타인에서도 '하이볼로 해 드세요~' 라고 추천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근데 위스키로 하이볼은 좀 아까워서 그만.

 

뒤에 혹평을 조금 덧붙이긴 했는데, 사실 가격 면에서만 보면 충분히 제 값을 해 주는 위스키입니다.

 

발렌타인 상위 라인의 가격에 비하면 충분히 싸지만, 발렌타인이 머금고 있는 특유의 향이라던가, 그 부드러운 목넘김 등등의 철학이 저가형 브랜드지만 분명하게 들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거든요.

 

술을 마시고 싶은 (근데 비싼 건 좀 힘든) 날에 종종 즐기는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총평. 옅은 향, 무미에 가까운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발렌타인 특유의 향들.

 

정도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