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 엔비 (Angel's Envy)
위스키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들어본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Angel's Share, 엔젤스 셰어라고 불리는 현상인데요.
이는 위스키를 숙성할 때 자연적으로 증발하거나, 오크통으로 흡수되며 사라지는 위스키를 '천사들이 훔쳐갔다' 혹은 '가져갔다' 등으로 표현하는 말입니다.
말이 '천사들이 마셨다'지, 이렇게 사라지는 위스키의 양으로 보면 사실 어마어마하긴 합니다.
아무튼, 그런 이름이 문득 떠오르게 하는 위스키.
천사들이 질투한다-라는 이름을 가진 버번 위스키인 Angel's Envy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이름: Angel's Envy
도수: 43.3
가격: 47.99 달러
특징: 년수 미표기 / 포트 캐스크 피니시 숙성 (숙성을 마치고, 마무리로 짧은 기간동안 마무리 숙성을 거치는 것)
사진을 보시면 이미 뚜껑이 따져 있는데, 이는 너무 먹어보고 싶어 사진 찍는것도 잊고 술부터 마셨던 제 탓입니다... 하하.
그래도 위에 라벨은 떼기 전에 잘 찍어 놓았는데,
이와 같이 한쪽에는 "From the cellars of lincoln henderson", 다른 한쪽에는 "Angel's Envy port barrael finish" 라고 적혀 있습니다.
각각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위스키의 이름을 담고 있네요. 추가로 저 코르크 마개에는 "Expression 10/10" 이라고 둘레를 따라 적혀 있는데, 지금 푸어러를 꽂아놓은 상태라 그게 어디로 갔는지는 잘...
아무튼, 오늘도 글랜캐넌 시음입니다.
마시기 전에 향부터 맡아보면, 먼저 달달-한 포도향이 진하게 올라옵니다.
와인에서 느껴지는 향 같다가도, 조금 더 맡아보면 와인과는 확실히 다른 알코올 향 비스무리한 게 올라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다시 맡아보니 건포도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옅지만 바닐라...도 있는 것 같고요.
그 다음 잔을 살짝 기울여 입 안에 술을 머금어 보면, 술이 '달다' 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상큼한 사탕을 입에 문 것 같은 느낌.
이어서 달달-한 시럽의 맛도 느껴집니다. 이건 확실한 메이플 시럽이네요.
삼키는 순간 달달함이 그야말로 폭발합니다.
과실, 바닐라, 초콜렛 등등의 향이 순식간에 입 안을 가득 채우고, 뒤이어서 살짝의 스파이시함이 남네요.
도수가 40도가 넘는 술들이라면 그 특유의 얼얼함이 남는 건 역시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특징을 더하자면, 역시 피니시가 매우, 매우 깔끔하다는 것입니다.
아- 달다! 하고 잔향을 슬쩍 느끼다 보면, 향이 마치 목구멍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것처럼 천천히 사라지며, 입안에 그 어떠한 불쾌감도 남기지 않습니다.
신기하네요.
음... 가성비의 황제, 레어브리드가 갑자기 생각이 납니다. 정확히 동일한 가격에, 이 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술은 드물거든요.
순위를 매겨야 한다면 한참 고밀할 정도입니다. 물론 그래도 배럴 프루프 + 스몰 배치라는 특징을 이기긴 힘들겠지만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위스키. 솔직히 강추입니다.
총평: 달디단 향, 달디단 맛, 달지만 깔끔한 잔향.
정도가 되겠습니다.
한 번쯤 시도해보시고, 어떠한 위스키가 취향인지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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