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쓰이는 위스키 용어? 정리

 

얼마 전, 엔젤스 엔비를 마시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엔젤스 셰어'처럼, 이런 저런 위스키 용어가 많은데, 한 번쯤 그걸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이죠.

 

그래서 술기운에 조금 주절거릴 겸 해서 적어봅니다.

 

숙성 관련 용어

 

에이지 스테이트먼트 (혹은 숙성 년도) :
병에 표기된 숫자는 가장 어린 오크통의 숙성 연수를 의미합니다.“12년산”이면, 블렌딩된 모든 위스키 중 가장 어린 것이 최소 12년 숙성되었음을 뜻합니다.

 

노 에이지 스테이트먼트 (주로 NAS 라고 표기함) :
숙성 연수를 표기하지 않은 위스키입니다. 숙성 연수보다는 맛과 스타일에 집중한 제품군...이라고 소개하긴 하는데, 먹어봐야 아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피니싱 :
숙성이 끝난 위스키를 다른 종류의 캐스크(주로 셰리, 포트, 와인 캐스크 등)로 옮겨 추가 숙성하는 과정입니다. 보통 수개월에서 2~3년 정도 진행되며, 캐스크의 특성이 위스키에 고유한 풍미를 더해줍니다. “더블 캐스크”, “트리플 캐스크” 등으로도 표현됩니다. (엔젤스 엔비가 여기에 속합니다.)

 

배치 :

오크통들의 순번이자, 여러 오크통을 섞어서 맛을 합치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오크통들을 섞어서 맛과 향을 균일하게 맞추는 작업이기도 하니, 역시 마스터 디스틸러의 역량이 가장 중요한 구간이기도 하죠.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천개의 오크통을 섞어 맛과 향의 차이를 최소화하고 품질을 균일하게 맞추는 역량이 요구되는 작업입니다.

 

스몰 배치 :

수십 개 이하의 소수의 오크통을 선별하여 블렌딩한 위스키를 의미합니다. 대량 생산 위스키보다는 좀 더 개성이 뚜렷하고 실험적인 시도가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일정한 기준 없이 증류소마다 ‘스몰 배치’의 기준이 다르지만, 대체로 한정 수량으로 출시되며 마스터 디스틸러의 의도가 강하게 반영되는 제품군입니다. (물론 양심없이 수천개씩 섞어놓고 스몰 배치라고 하는 곳도 있다는 카더라가 있습니다.)

 

싱글 배럴 / 싱글 캐스크 :

오직 하나의 오크통에서 나온 위스키를 병입한 것을 뜻합니다. 블렌딩 없이 단일 캐스크의 특성과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같은 증류소의 싱글 배럴 제품이라도 오크통마다 맛과 향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흔히 병 라벨에는 캐스크 넘버와 병입 순번 등이 함께 표기됩니다.

 

캐스트 스트랭스 / 배럴 스트랭스 / 배럴 프루프 :

숙성 후 물을 타지 않고 오크통에서 꺼낸 원액 그대로 병입한 위스키를 의미합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풍미가 강하며, 소비자가 물을 섞어 취향에 맞게 마실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긴 제품이기도 합니다. 위스키의 원형 그대로를 경험하고자 하는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체리 캐스크 / 포트 캐스크 / 와인 캐스크... :

그냥 오크통의 종류입니다. 각 오크통마다 술에 입혀지는 특이한 맛이 있긴 한데, 뭐... 먹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기분이랄까요.

 

 

재료 관련 용어

 

몰트 :
보리를 싹 틔운 후 말린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위스키 풍미의 핵심 재료라고 불리는데, 종류도 여러가지 입니다. (몰티드 바리: 발아한 보리, 언몰티드 바리: 발아하지 않은 보리, 피티드 몰트: 피트로 말린 몰트. 훈연 향이 강함. 등등이 있습니다)

 

그레인 :
보리 외의 곡물(옥수수, 밀, 호밀 등)을 이야기합니다. 주로 그레인 (몰트를 제외하고 곡물 혼합), 혹은 콘 (옥수수를 주로 사용함), 라이 (호밀을 주로 사용함, 보통 스파이시함이 강하다고 합니다) 등등의 종류가 있습니다.

 

 

 

 

시간 나면 계속 추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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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스 엔비 (Angel's Envy)

 

위스키를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들어본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Angel's Share, 엔젤스 셰어라고 불리는 현상인데요.

 

이는 위스키를 숙성할 때 자연적으로 증발하거나, 오크통으로 흡수되며 사라지는 위스키를 '천사들이 훔쳐갔다' 혹은 '가져갔다' 등으로 표현하는 말입니다.

 

말이 '천사들이 마셨다'지, 이렇게 사라지는 위스키의 양으로 보면 사실 어마어마하긴 합니다.

 

아무튼, 그런 이름이 문득 떠오르게 하는 위스키.

천사들이 질투한다-라는 이름을 가진 버번 위스키인 Angel's Envy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Angel's Envy

 

이름: Angel's Envy
도수: 43.3
가격: 47.99  달러

 

특징: 년수 미표기 / 포트 캐스크 피니시 숙성 (숙성을 마치고, 마무리로 짧은 기간동안 마무리 숙성을 거치는 것)

 

사진을 보시면 이미 뚜껑이 따져 있는데, 이는 너무 먹어보고 싶어 사진 찍는것도 잊고 술부터 마셨던 제 탓입니다... 하하.

 

그래도 위에 라벨은 떼기 전에 잘 찍어 놓았는데,

 

라벨들

 

이와 같이 한쪽에는 "From the cellars of lincoln henderson", 다른 한쪽에는 "Angel's Envy port barrael finish" 라고 적혀 있습니다.

 

각각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위스키의 이름을 담고 있네요. 추가로 저 코르크 마개에는 "Expression 10/10" 이라고 둘레를 따라 적혀 있는데, 지금 푸어러를 꽂아놓은 상태라 그게 어디로 갔는지는 잘...

 

아무튼, 오늘도 글랜캐넌 시음입니다.

 

 

마시기 전에 향부터 맡아보면, 먼저 달달-한 포도향이 진하게 올라옵니다.

 

와인에서 느껴지는 향 같다가도, 조금 더 맡아보면 와인과는 확실히 다른 알코올 향 비스무리한 게 올라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다시 맡아보니 건포도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옅지만 바닐라...도 있는 것 같고요.

 

그 다음 잔을 살짝 기울여 입 안에 술을 머금어 보면, 술이 '달다' 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상큼한 사탕을 입에 문 것 같은 느낌.

 

이어서 달달-한 시럽의 맛도 느껴집니다. 이건 확실한 메이플 시럽이네요.

 

삼키는 순간 달달함이 그야말로 폭발합니다.

 

과실, 바닐라, 초콜렛 등등의 향이 순식간에 입 안을 가득 채우고, 뒤이어서 살짝의 스파이시함이 남네요.

 

도수가 40도가 넘는 술들이라면 그 특유의 얼얼함이 남는 건 역시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특징을 더하자면, 역시 피니시가 매우, 매우 깔끔하다는 것입니다.

 

아- 달다! 하고 잔향을 슬쩍 느끼다 보면, 향이 마치 목구멍으로 서서히 넘어가는 것처럼 천천히 사라지며, 입안에 그 어떠한 불쾌감도 남기지 않습니다.

 

신기하네요.

 

 

음... 가성비의 황제, 레어브리드가  갑자기  생각이 납니다. 정확히 동일한 가격에, 이 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술은 드물거든요.

 

순위를 매겨야 한다면 한참 고밀할 정도입니다. 물론 그래도 배럴 프루프 + 스몰 배치라는 특징을 이기긴 힘들겠지만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위스키. 솔직히 강추입니다.

 

총평: 달디단 향, 달디단 맛, 달지만 깔끔한 잔향.

 

정도가 되겠습니다.

 

 

한 번쯤 시도해보시고, 어떠한 위스키가 취향인지 찾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발렌타인 파이니스트 (Ballantine's Finest)

 

발렌타인.

정말 위스키의 대명사라고도 종종 불릴 정도로 유명한 위스키입니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너무 부드러워서 싫다는 분도 계시긴 합니다만은... 

 

아무튼.

 

오늘 모처럼 주류 판매점에 들려서 저번에 한 번 먹어봐야지 했던 버번도 하나 챙기고, 레어 브리드도 하나 또 챙겨볼까? 하던 와중 눈에 뜨인 발렌타인 파이니스트.

 

발렌타인이야 12년, 21년, 23년 등등 이것저것 먹어 본 적이 있었지만, 왠지 한국에 있을 적에는 손이 안 가던 친구여서 그런가, 갑자기 그 맛이 조금 궁금해지더군요.

 

그래서 하나 챙겨와 봤습니다.

 

Ballantine's Finest

 

이름: Ballantine's - Finest
도수: 40
가격: 19.99 달러

 

특징: 발렌타인 중 최저가!

 

새로 꺼낸 잔에 새 술을

 

 

네. 늘 쓰던 그 잔...이 아닙니다.

왜 아니냐고요?

 

사실 예전에 쓰던 잔을 깨먹어서 새로 꺼낸 잔이거든요...... 아무튼.

테이스팅부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보틀을 열었을 때 역시 가격이 싼 데에는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이트와인에서 종종 맡아볼 수 있는 상큼한 과실 향. 하지만 아주 옅은. 그리고 보드카나 소주 등등에서 맡을 수 있는 아세톤의 향기가 희미하게 났습니다.

 

잔에 넣고 향을 맡아 봐도, 달달...한가? 싶은 정도의 애매한 향만 느껴지더라구요.

 

에어링이 필요한건가?

 

그런 생각과 함께 일단 잔을 넘겨 입에 머금어 보았는데, 역시 발렌타인인가, 싶을 정도로 맛이 부드럽더라구요.

저가형인 걸 감안하면 충분히 부드러운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잔향.

목구멍을 넘어가는 순간 바닐라와 오크, 그리고 스모키한 향이 폭발하듯 퍼져나옵니다.

 

발렌타인 특유의 향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그 향 맞습니다.

 

스모키가 조금 강한가? 싶을 정도로 치고 올라오긴 하는데, 그렇다고 부드러움을 또 그렇게 해치지는 않는 그런 느낌?

 

하지만, 조금 안타까운 점이라면 역시 저가형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역시 가격은 정직하다고 해야 하는 걸까요.

 

잔향이 오래 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미할만큼 향이 다채로운 것도 아닙니다.

위스키에 입문하는 분들에겐 '이게 위스키 같은 거야' 라고 설명하기 괜찮겠다만, 어느 정도 위스키를 즐기신 분들이라면 '음... 이건 좀.' 하고 고개를 저을 듯한 맛입니다.

 

그래서 발렌타인에서도 '하이볼로 해 드세요~' 라고 추천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근데 위스키로 하이볼은 좀 아까워서 그만.

 

뒤에 혹평을 조금 덧붙이긴 했는데, 사실 가격 면에서만 보면 충분히 제 값을 해 주는 위스키입니다.

 

발렌타인 상위 라인의 가격에 비하면 충분히 싸지만, 발렌타인이 머금고 있는 특유의 향이라던가, 그 부드러운 목넘김 등등의 철학이 저가형 브랜드지만 분명하게 들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거든요.

 

술을 마시고 싶은 (근데 비싼 건 좀 힘든) 날에 종종 즐기는 정도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총평. 옅은 향, 무미에 가까운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 폭발하듯 터져나오는 발렌타인 특유의 향들.

 

정도가 되겠습니다.

요즘 가볍게 먹고 있는 것

혹시 Fireball, 혹은 불...아무튼 그런 이름의 위스키를 아시나요

 

정식 명칭은 Fireball Cinamon Whiskey 인데, 먹어보면 위스키보다는 리큐르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친구입니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서 그런가...

 

아무튼 이게 본론이 아니라.

 

워낙 종종 즐겨 마시던 녀석이라 리뷰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걸 '위스키'로 리뷰하기에는 애매한 거 같아서 잡담으로 소비하기로 했습니다.

 

33도 짜리의 달콤하고 계피향이 강한 술.

 

취적이라 잘 즐기고 있습니다만, 여러분도 계피를 좋아하신다면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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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23년 (Ballantine's - Aged 23 years)

 

이번에는 벌써 3년째 조금씩만 마시며 즐기고 있는 위스키, 발렌타인 23년을 가지고 왔습니다.

 

발렌타인이야 워낙 유명하니 많은 사람들이 아실 술이고, 또 위스키-하면 항상 튀어나오는 술이니만큼 여러 곳에서 드셔보신 분들이 훨씬 많으리라 예상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23년, 특이하게도 아메리칸 오크통에 숙성시킨 발렌타인을 들고 와 봤습니다.

Ballantine's - Aged 23 Years

 

이름: Ballantine's - Aged 23 years, American oak casks
도수: 40
가격: 구매 당시 216,730원 (면세점에서 구매한 내역이라 원화로 결제되었습니다.)

 

특징이라면 역시 미국 참나무 캐스크를 사용했다는 점과, 그에 따라 나타날 바닐라 향이겠네요.

 

오늘도 시음은 글랜캐런입니다.

 

뚜껑을 따자마자 느껴지는 상큼한 향.

 

아무래도 시트러스 계열의 무언가, 오렌지의 향이 들어가지 않았나 예상이 됩니다.

 

살짝 달짝지근한 향도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가 더 들어있긴 한 것 같은데... 제 후각의 한계는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이것도 아무튼 과일이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조심스레 잔을 기울여 입 안에 술을 흘려보내면... 놀랍게도 자극적인 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맛이 느껴지는 건가? 싶을 정도로 부드럽게 입 안으로 스며드는 술이 은은-하게 달달한 맛을 조금 남길 뿐입니다.

 

그리고 목 뒤로 슬쩍 넘겨 봅니다.

 

술의 진가는 역시 넘겨지는 순간 나오는가-싶은 것이, 진한 바닐라의 향과 그래도 자신이 술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후추의 스파이시함. 거기에 과 같은 향이 살짝 느껴지고, 이내 술이 순식간에 목구멍 뒤로 사라져 갑니다.

 

넘기고 나서도 한동안은 입 안에 남아있는 듯한 다양한 향들이 머리를 어지럽게 할 정도네요.

 

근데 그러면서도 복잡하게 얽히거나, 씁쓸한 뒷맛을 남기지는 않는 것이, 진짜 엄청, 엄청나게 깔끔합니다.

 

굳이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우아하다' 정도가 어울릴 정도의 술이네요.

 

아무래도 진하게 숙성된 바닐라의 향이 그런 느낌을 내주는 것 같습니다.

 

+급하게 추가. 물 한두방울을 타자마자 느껴지는 카라멜의 짙은 맛. 달달한 향은 여기서 왔던 걸까요?

 

 

 

총평: 상큼하고 달달한, 허나 튀지 않는 향. 부드럽고 우아한 맛과, 그 뒤를 잇듯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짙은 바닐라의 여운.

 

정도가 되겠습니다.

 

 

 

진짜, 아껴두었다가 마시고 싶은 술입니다.

 

블렌디드 위스키 중에서도 명불허전이라고 불리는 데에는 역시 이유가 있는 거겠죠.

 

알콜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술이었으니, 만약 이 술을 살까 말까 고민하신다면 한번쯤 집어들면 후회가 없을 것이라 단언하고 싶습니다.

 

글렛리벳 2차 후기 +잡담

지난번 글렌리벳 14년 후기를 작성할 때, 병을 따자마자 마셔서 맛이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조금씩 나눠 마시기도 하고, 또 어떻게 하면 맛있게 마실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는데요. 오늘 방법을 찾은 느낌입니다.

 

글렌리벳, 온더락.

 

네, 보자마자 깨달으셨겠지만, 온더락입니다. 

 

기존 위스키에도 종종 물 한두방울을 타서 마시거나 하는 일은 있었지만, 저렇게 큰 얼음을 쓰는 경우는 대부분의 경우 칵테일을 해 먹을 때뿐이었거든요.

 

애초에 위스키에 물이 조금 들어가면 향이 확 퍼져나온다는 건 알고 있었는지라 실험해볼까 고민하다 오늘 해 봤는데, 확실히 향이 입 안에서 여운 없이 퍼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얼음에 글렌리벳을 투하.

 

마셔보니, 확실히 살아난 향과 더불어서, 조금 씁쓸하고 오일리하던 뒷맛도 연해진 기분입니다.

 

...아니면 그냥 병 딴지 시간이 조금 지나서 에이징이 된거거나...

 

위스키라면 그냥 환장하고 (피트 제외) 마시는 사람인지라 제 입이 확실한지는 몰라도, 이렇게 마시니 훨씬 맛이 좋네요.

 

종종 해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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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lenlivet 14 (글렌리벳 14년) - Conac Cask Selection (꼬냑 캐스크 셀렉션)

글렌리벳,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술입니다.

 

입문용으로 추천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고, 더러는 특색이 없어 싫다고 (지인이 그러더라구요 ㅋㅋ) 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지만, 역으로 그 무난함이 추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14년 숙성, 꼬냑 캐스크에서 향을 입힌 글렌리벳을 가져와 봤습니다.

 

The Glenlivet - 14 years of age

 

이름: The Glenlivet 14 Years of Age
도수: 40
가격: 71.99 달러

 

특징: 꼬냑 캐스크 (꼬냑을 숙성시켰던 오크통)에 숙성시킴

 

시음은 역시 글랜캐런입니다.

 

 

우선, 잔을 살짝 기울여 조심스레 흔들어 보면, 은은하면서도 살짝 달큰한 향이 먼저 올라옵니다.

 

방금 뚜껑을 딴 제품이라 그런지 향이 매우 옅은 느낌이나, 그중에서도 포도와도 같은 과실향을 살짝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화이트 와인을 마셨을때 종종 맡던 향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꼬냑의 영향이겠죠.

 

첫 시음을 했을 때에는 맛이 없다, 혹은 옅다-라고 느꼈으나, 조금 더 마셔보니 천천히 다양한 맛이 올라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느껴지는 건 달콤한 맛, 처음은 포도처럼 상큼함을 곁들인 달콤함이라면, 천천히 카라멜의 짙은 향도 이어서 느껴집니다.

 

그런데 조금 묘한 것이, 술이 매우, 매우 가벼운 느낌입니다. 단지 맛뿐만이 아니라, 혀로 굴릴때의 감촉이나, 목넘김을 할 때에 무게김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목으로 넘기는 순간 스파이시한 향이 잠깐 올라오는 듯 하다가 이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신기하게도 그 와중에도 다양한 향이 입 안으로 퍼져나간다는 건 필기해둘만한 점이겠네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던 점이, 목넘김 이후에 입에 남은 느낌이 매우 오일리하다는 점입니다.

 

혀와 입천장 사이에 올리브 오일을 발라둔 느낌이 드는 게, 어떻게 이런 느낌을 만들어냈을까, 하며 웃음이 살짝 나오더군요.

 

그리고 뒤이어 느껴지는 여운에는, 방금 전 기록한 오일리한 느낌과 더불아 아주 옅은 쓴맛이 남습니다.

 

비슷한 맛이라고 한다면... 샐러리를 먹고 입에 남은 맛이 이와 조금 비슷합니다.

 

여러모로 묘하게 입맛을 다시게 만드는 맛입니다.

 

 

총평하자면,

 

총평: 부드러운 향, 살짝의 달콤함에 이은 가벼운 바디감, 아련한 여운.

 

정도가 되겠네요.

 

 

아무래도 이 위스키는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마셔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의 디캔딩을 해야 맛이 올라오는 걸까-싶기도 하고요.

 

지금으로써는 이렇다 저렇다 평가내리기 애매하지만, 가볍게 즐기기에는 괜찮은 위스키인 것 같습니다.

연어 스테이크랑 먹으면 맛있을지도...?

 

 

술 리뷰 저장용!

이름 여운 취향 점수
와일드 터키 - 레어브리드 꿀, 꽃, 후추 스모키, 적당한 자극 향신료, 후추, 스파이시 82
글렌리벳 14Y - 꼬냑 캐스크 포도   오일, 희미한 쓴맛, 휘발성? 74
         
         
         

Wild Turkey - Rare Breed (레어브리드)

 

와일드 터키, 유명한 버번 브랜드이자, 가성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101 프루프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레어 브리드라 불리는 위스키를 가져와 봤는데요.

Rare Breed

 

이름: Wild Turkey Rare Breed

도수: 58.4

가격: 47.99 달러

 

특징: 배럴 프루프 (위스키 원액에 물을 섞지 않음), 스몰 배치(여러 오크통을 섞긴 하나, 엄선되고 제한된 갯수의 배럴만 섞음) 

 

정도가 주어진 정보가 되겠습니다. 

 

시음으로는 글랜캐런 잔을 사용하였습니다.

 

잔에 담긴 레어브리드

 

우선, 잔을 기울이는 순간 달큰한 향이 코에 먼저 닿더니, 이내 톡 쏘는 듯한, 허나 기분이 딱히 나쁘지 않은 알코올 향이 툭 튀어나옵니다.

 

향을 조금 곱씹어보자면, 역시 향과, 향기가 조금 섞여 나는 기분이었습니다. 거기에 후추가 약간 섞인 듯한 느낌도 들었네요.

 

물론 도수가 매우 강한 것에 비하면 알코올 향이 무척이나 덜 나는 편입니다.

 

입에 담기는 순간 느껴지는 맛에는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흔히 '버번'하면 느끼는 강한 알코올의 따가움보다는, 적당한 자극과, 생각보다 부드러운 씁쓸함이 꽤나 기분 좋았네요. 스모키함이 적당히 가미된 것이 입에 머금기에도 큰 부담이 없었습니다.

 

목으로 넘기는 순간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남는 잔향이 잔향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의 향기를 훅-하고 뿜어냅니다.

 

자극이 강한 향신료 같기도 하고, 후추 같이 슬며시 매운 향이 입 안을 가득 메우고, 코로도 한참을 밀고 올라가려다 숨을 들이쉬는 순간 시원하게 빠져나갑니다.

 

이번에는 비슷한 양에 물 대여섯 방울을 떨궈 보았습니다.

 

그러고서 잔을 기울이니, 꽃 향기와 꿀 향기는 한참 죽어버리고, 후추와 알코올 향만이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로 톡톡 찌르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입에 다시 담아 보니 자극적인 맛이 은은하게 퍼지는 가운데, 버번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바디감이 입 안을 가득 메웁니다.

 

그리고 다시금 느껴지는 매운 잔향.

 

여러모로 자극적인 맛입니다.

 

 

총평하자면.

 

총평: 달달한 향, 안정적인 바디감, 자극적인 잔향.

 

정도가 되겠네요.

 

 

강렬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강추하는 위스키입니다. 일단 가성비가 최고기도 하고요...

 

파이썬으로 파일 이름 일괄 변경하는 프로그램 만들기

지난 번, 파일을 정리하다 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귀찮은데 누가 한꺼번에 이름 좀 정리해줬으면 좋겠다...'

 

뭐, 물론 이런저런 웹을 찾아 돌아다니다 보면 당연히 그걸 대신해 주는 프로그램들이야 있겠지만, 아무래도 정확히 제가 원하는 일을 해 주는 프로그램을 찾는 건 여러모로 어려움이 따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만들기로 했습니다.

 

왠지 일이 늘어나는 것 같은 기분이지만, 기분탓이겠죠.

 

 

자 그래서.

우선은 정리해야 할 이름이 들어있는 파일에 파이썬 파일을 하나 만들어 주었습니다.

 

Hello!

네, 보시다시피, 아무것도 없고 단순히 'Hello!' 만 출력하는 간단한 프로그래밍입니다.

 

이제 저 왼쪽에 보이는 파일들, 이름 가운데 '_' 가 들어 있어 보기 싫어지는 파일들을 정리해 봅시다.

 

 

기본적인 틀부터 만들어 주고...

틀 만들기

기본적인 로직은 이렇습니다.

 

이름을 받고, 그 이름에서 '_' 를 전부 ' ' 로 교체하는 겁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언어에는 이를 대신 해주는 함수가 존재합니다.

 

파이썬에서는 replace()를 사용하면 되죠.

 

HELLLLOOOOO WORLDDICJWLIIDLLLDDD!!!!

 

자, 이렇게 하면 함수 하나는 끝났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죠.

 

문자열을 바꾸는 건 편한데, 실제로 파일 이름이 변경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함수를 또 하나 만들어 봅시다. 이번에는 지금 있는 폴더의 파일 이름을 쭉 불러온 다음에, 그걸 지금 만든 함수로 이름을 변경하는 겁니다.

 

끝인가...?

 

하나하나 뜯어보겠습니다.

 

우선 os는 파이썬에 있는 라이브러리로, 파일이름의 변경이나 디렉토리 등등을 관리하는데 유용한 라이브러리입니다.

 

os.getcwd() 는 현재 있는 폴더의 절대주소를 반환하는 함수로, 만약 경로가 입력되지 않았다면 기본적으로 현재 경로에 있는 파일들을 가져오라는 말입니다.

 

os.listdir()은 해당 디렉토리에 있는 파일들을 리스트로 반환합니다.

 

그러니 모든 txt 파일과, 지금 이 파이썬 파일마저 저 리스트에 들어가게 되는거죠.

 

그 다음, os.rename()을 통해 파일의 이름을 변경해 줍니다.

 

# 참고로, rename의 변경기능을 잘 사용하면 파일을 이동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시스템상에서 파일의 이름은 경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럼 성공했을까요?

실행해 보면....!

 

와!

와! 성공했네요!

 

...사실, 이거 말고도 조금 다양한 기능들이 필요합니다만, 그건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보니까 이거 하느냐고 파일 정리도 뒷전으로 미뤄뒀었거든요...

 

정리도 나중에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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